행복하진 않지만 헤어질 수도 없는:

<킬롤로지>의 김수현 배우를 만나다

연극 <킬롤로지>가 돌아왔습니다. 2018년 초연 때부터 밀도 높은 텍스트와 강렬한 연출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연극열전'이 2년에 걸쳐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레퍼토리 시즌 [연극열전10]의 세 번째 작품이자 관객 투표로 선정된 작품들 중 첫 번째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는 사이, <킬롤로지> 밖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5년 전보다 더 <킬롤로지> 속 게임 '킬롤로지'에 가까운 폭력의 시대를 살고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묵직한 주제와 그에 수반하는 불편함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지금도 이 극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왜냐하면, <킬롤로지>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혜전문이 초연과 재연, 그리고 이번 3연까지 <킬롤로지>의 알란으로 무대에 서는 배우 김수현을 만나, 초연부터 지금까지 6년의 시간 동안 꾹꾹 눌러담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재연 끝날 때 너무 힘들어서, 진짜 이 작품은 두 번 다시는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킬롤로지>가 제게 가장 힘든 점은 그 어떤 변화를 시도해 봐도 늘 비슷하게 그 자리를 맴도는 느낌이라는 점이에요. 여러모로 고민도 많이 하고 변화도 줘 보고, 혼자 힘으로 안 되는 부분은 연출과 상의하면서 늘 열심히 하는데 뭘 시도해도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거죠. (연기를) 이렇게 해 봐도 저렇게 해 봐도 시원하지가 않고, 열심히는 하는데 이게 더 좋다, 저게 더 좋다 그런 확신이 안 드니까, 저라는 배우 입장에서는 '아, 이건 정말 두 번 다시 하면 안 되는 공연이다' 싶었는데…(웃음).

ing터뷰: 배우 김세환, 허영손에게 '서사의 중심 질문'을 묻다

"이 형 눈가가 촉촉해지면서 엄청 섭섭해하는 거예요. 좀 더 같이 있어줘, 그래서 동성이고, 연장자인데도 보듬어주고 싶더라니까요(웃음)."
"그때가 한참 전역해서 복학생일 때인데 이 친구가 (술 마시다) 갑자기 집에 간다는 거예요. 얘가 그때 예쁘장하게 생기기도 했고, 머리도 염색인가 탈색인가 하고. 사실 그땐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고, 그래서 (장난으로) 집에 못 가게 했던 것 같아요."

창작집단 AT컴퍼니의 네 번째 작품인 <틈>이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플랫폼74 호극장에서 개막합니다. 이번 작품은 태풍으로 인해 배가 침몰하여 섬에 고립된 친구들을 중심으로 현대 사회에서의 고립과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하는데요, 군집 내에서 겪는 허영과 허세,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의 확증편향과 같은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통해 인간관계와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에디터 마크입니다. 지난 이 주는 어떠셨나요? 힘드셨어도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의 피로와 분노를 모두 씻어줄 이벤트 캘린더가 준비되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