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혜전문입니다. 드디어 처서 매직이 시작되었네요. 낮은 덥지만, 아침과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사계절 내내 관극을 하지만 가을은 너무나 관극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혜전문 6호에서는 뮤지컬 <홍련>의 이지연, 홍나현 배우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날 어찌나 덥던지 고생하신 배우님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비하인드를 하나 풀자면 이지연 배우님이 하신 목걸이는 홍나현 배우님께 선물 받았다고 하시네요. 홍나현 배우님이 달고 계신 노리개는 에디터 마크의 개인 소장품입니다. 사랑 넘치는 두 분은 시종일관 명랑하게 인터뷰에 임해주셨습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함께 해주세요.😉
😎 Interview with
사랑으로 살 것 귀하게 서로 사랑할 것 뮤지컬 <홍련>
139998번의 재판, 사랑의 연대 <홍련> 이지연, 홍나현 배우를 만나다
저승 천도정에서 열여섯 어린 소녀가 사람들을 향해서 외칩니다. 열여섯 소녀가 사랑 없이 죽어갈 때 당신들은 뭘 했냐고 그 말은 비수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을 헤집고 '홍련'은 진실을 향해서 나아갑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실황중계 후에 표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말이 들려오는 뮤지컬 <홍련>의 '홍련' 홍나현 배우와 '바리' 이지연 배우를 만나 사랑으로 사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Q.공연을 준비하며 중점적으로 연기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이지연 재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지만, '홍련'과 관객들에게 반전에 대한 부분을 숨겨야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너무 모르게만 할 순 없으니 알듯 말듯 미묘한 부분의 디테일을 잡는 데 신경을 많이 썼고 또 홍련이 어떻게 해야 자진해서 마이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도 초점을 많이 잡았던 것 같아요.
홍나현 ‘홍련’을 보여줄 때 방어기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분들이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는 ‘홍련’이 왜 이렇게 강하게 웃고 화를 낼까? 라는 생각이 드실 수는 있겠지만, 폭력의 피해자들이 심리적으로 방어기제가 과한 웃음이나 화로 나타나는 감정들을 행동에 녹이고 어떤 대사에 화가 날지 웃음으로 숨겨야 할지 계산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행동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만들려고 했어요.
Q. 비슷하다는 점이 있다고 말했지만, ‘바리’는 왜 ‘홍련’을 끝까지 놓지 않았을까요?
이지연 ‘홍련’이 기억을 왜곡시키는 오류를 가지고 있었고 ‘바리’는 그 부분을 파헤치다 보면 언젠가는 ‘홍련’이 성불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유는 나 같아서라는 말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홍련’에게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닌가 학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겠지만 그럼에도 나와 비슷했고 ‘바리’가 저승 신이 된 것처럼 이 아이도 아픔을 풀고 모든 걸 감싸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몇 번이나 같은 재판이 반복되었는데 ‘홍련’에게 기억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을까요?
홍나현재판의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 같지만 살아생전의 기억은 스치듯 기억이 날 것 같아요. ‘바리’가 직접적으로 얘기해주진 않지만, 기억이 떠오르게끔 유도하는 말들이나 질문들이 있거든요. 저도 이 부분이 좀 신경 쓰여서 대본 안에서 마음에 걸리거나 울컥하는 지점이 어디 있을지 찾아봤고 표현하려고 했어요. 재판에 대한 기억보다는 살아생전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파편들이 있을 것 같다는 게 제 해석이에요(웃음).
Q. 씻김굿 이후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는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홍나현연습 막바지에는 첫 공연을 하는 페어들끼리 연습을 많이 하게 돼요. 지연 언니랑 공연 전에 일찍 만나서 합을 맞춰보는데 씻김굿 이후에 언니도 저도 시간을 쓰고 싶더라고요. ‘홍련’과 ‘바리’의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구간인데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언니가 제 손을 잡고 가슴으로 가져가서 저도 자연스럽게 손을 얹었어요. 그런데 그때 언니 심장 소리가 들리니까 갑자기 눈물이 확 나는 거예요. ‘홍련’이 살아생전에 장화의 심장 소리 말고 이렇게 또 심장 소리를 가까이 들어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디테일은 지금은 지연 언니랑 저만 하고 있는데 참 좋아요. 이지연씻김굿 이후에 ‘홍련’이 수갑을 풀어달라고 손을 내미는데 드디어 얘가 이걸 풀어달라고 하는구나 한을 풀고 준비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감동이 몰려와요.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생각하는 게 복합적이고 슬퍼요. 솔직히 이 장면에서 한 시간쯤 대성통곡하고 싶을 정도로 슬프거든요. 정말 꾹 참고 하는 거예요.